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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 가정을 행복하게 만드는 생활숙제

2019년 05월 김도환 목사_ 시드니 다음교회

제자훈련에서 생활숙제는 본질을 지원해 주는 보조가 아니라, 본질의 한 부분이다. 행함과 열매가 삶의 습관과 인격 속에 녹아들어 있지 않는다면 그것은 알고 있을 뿐이지, 내 삶에 새겨져서 인생을 변화시키는 능력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정의 고통 소리를 듣다

나는 이민 교회를 섬기면서 가정 중심의 목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시드니새순교회에서 청년부 사역을 하면서 ‘연애와 가정’이라는 주제로 12주 시리즈 설교를 마치고 나서, 주일예배 시간에 지금의 가정과 미래에 이루길 원하는 가정에 대한 기도제목을 적어 오면 축도 후에 기도해 드리겠다고(21세 때부터 교회 사역을 하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광고했다. 

나는 그날 두 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그렇게 많은 청년들이 줄을 설지 몰랐고, 또 하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빠지지 않는 젊은이들의 가정에 절망과 불안이 그렇게 크게 드리운 점에 놀랐다.

이후 젊은이 사역을 내려놓고 장년부 사역을 감당하던 첫해에 대심방을 하며 두 딸을 키우는 가정을 심방하게 됐다. 아들만 있는 나는 딸만 있는 그 가정이 내심 부러워 “이렇게 예쁜 따님이 둘이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하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의 눈에서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혹시 말을 잘못했나 싶어 “혹시 무슨 일이 있으세요?”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돌아온 말이 “두 딸의 교육을 위해 이민 와서 하루에 15시간 이상 카페를 하며 희생하는데, 요즘 딸들이 엄마 아빠를 무시하고 화를 내요. 그 서운함에 나 역시 딸들에게 날카로운 말들을 돌려주고 있어요”였다. 그런데 나중에 전해 들은 딸들의 말은 “나는 엄마랑 아빠가 필요해요”였다. 

가정이 말씀 안에서 회복되지 않고, 아픔이 대물림되며, 부부관계가 위태하고, 그것을 보고 자라는 자녀들이 가정에 대한 자신도 기대도 없이 살아갈 때, 교회는 성도들의 가정 지킴이가 되고, 가정을 세워 주는 곳이 돼야 한다. 교회가 있기에 성도들의 가정은 안전할 수 있고, 변화될 수 있으며, 치유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가정과 교회는 하늘 공동체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기 원하시는 모든 선물이 들어 있는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또한 건강한 교회는 가정을 건강하게 세운다. 그러나 교회가 잘된다고 해서 모든 가정이 복음 안에서 행복한 것은 아니다. 교회는 성도들이 가정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시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가정을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습으로 세워 줘야 한다. 


하나 된 가정으로의 회복

그렇다면 가정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첫째, 하나 됨의 회복이다. 부부의 다름, 관계의 단절, 바쁨, 무관심 등으로 인해 정서적 결별 상태인 가족이 하나 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이다. 진실함이 회복되고, 수용과 존중, 신뢰가 회복되는 것이다. 성공을 지향하는 이 세대에게 가정의 목표는 하나 됨이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두 번째, 성숙이다. 하나님께서는 크고 작은 어려움이나 피로, 자녀 양육에서 느끼는 한계들을 통해 우리를 자라게 하시고, 그리스도를 닮게 하신다. 잠깐의 행복과 당장의 편안함이 인생의 낙이 돼 버리고 있는 시대에서 고난의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배워 가는 것은 결혼의 중요한 목표다. 

세 번째, 주의 나라를 이뤄 가는 것이다. 가정이 ‘나의 나라’를 이뤄 가는 통로로 쓰이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과 에너지 소진으로 불화와 불행만이 계속된다. 자녀를 원하는 대로 다스리고 통치하고픈 욕구를 드러내기도 하고, 반대로 자녀가 주인이 돼 건강하지 못한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정은 하나님께서 주인이실 때 온전해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십자가에서 죽은 죄인이 나고, 내 죄가 가정을 깨뜨린다는 현실 인식을 하는 것이다. 십자가 죽음으로 내면이 변화되는 역사가 이어질 때, 과거의 습관과 방식, 가정에서 이어지던 악습과 폐단을 버리고, 천국의 문화와 새로운 습관들로 가정을 섬길 수 있게 된다. 이때 가정은 주님의 몸인 공동체를 위한 동역자가 되고,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도록 섬기는 작은 공동체가 된다.

이렇게 세 가지가 회복돼 삼위 하나님께서 주시는 친밀감을 경험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변화가 성품에까지 나타나야 한다. 주님을 예배하고 그분께 순종하며 그분 안에서 이 땅에 천국 공동체를 전하는 것, 그것이 가정이 추구해야 할 목표다. 

가정 변화의 시금석은 가정 사역이나 상담 등 심리학이 아니라, 십자가의 복음과 부활의 능력을 교회 공동체에서 경험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온전히 이해하고, 성령 안에서 죄를 이기며, 그리스도의 성품과 사고와 비전을 갖고 살아가는 자로 부름받은 것이 바로 나라고 고백하는 변화가 있어야 비로소 가정이 살아난다. 

이 복음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유일하시므로, 그분으로 인해서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변화의 역사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물론 교회에서 가정을 세우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역들이 필요하지만, 그 사역들은 철저히 복음과 성령과 말씀이라는 기초에서 시행되고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제자훈련의 기초가 된다. 

제자훈련은 한 사람의 회심에서부터, 주님과 동행하는 삶, 그리고 공동체적 교제, 주님의 나라를 섬기는 헌신 등을 훈련해 가며 작은 예수로 세워지는 것이다. 동시에 이 복음의 역사는 가장 먼저 가정에서부터 흘러내린다.


배우자와 자녀를 사랑하기 위한 생활숙제

제자훈련의 생활숙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보통 2~4월은 영적 습관 훈련과 개인의 삶에 관계된 생활숙제를 내주기 때문에 가정에 대한 생활숙제는 가정의 달 5월에 맞춰서 내준다. 내가 내주는 가정 관련 생활숙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가족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처음 만났을 때, 그리고 잘 때 배우자와 자녀에게 하게 한다. 

둘째, 포옹하기다. 보통은 첫 번째 숙제를 하고 나서 다음 주에 포옹하기 숙제를 함께하도록 한다. 너무 쉬워 보이는가? 어떤 분들에게는 넘사벽(?)의 숙제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미리 이야기를 하고, 진행한다.

셋째, 일대일로 데이트하기다. 이것은 아내와 아이를 따로 따로 만나는 것이다. 만나서 그들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처음에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대일로 가는 것이다. 한두 시간 떨어진 교외를 다녀올 수도 있다. 더 긴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아들이 셋인 나도 이 방식을 사용하면서 온 가족과 더 깊은 친밀감을 회복한다. 

넷째, 가족 기도와 대화의 시간을 갖기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자녀들과 함께 오늘 읽은 말씀에 대해, 오늘 설교자가 전해 준 말씀에 대해서 나누고, 아이들이 궁금해 하거나, 요즘 생각하는 것을 듣고 기도제목을 나누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잘되지 않는다. 보통 야단을 치거나 얼차려(?)를 주고 끝나기 일쑤다. 이것은 아이들과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조급하게 정석대로만 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위해서 부모가 기도해 주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주는 방식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 외에도 낮에 SNS로 안부 묻고 축복하기, 가족들에게 기도제목을 물어본 후, 한 주간 매일 가족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기도하기 등이 있다. 


교회에서 시작해야 한다

가정을 변화시키는 사역은 교회의 사역이 돼야 한다. 이것을 위해 다음교회는 개척할 때부터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청년들 마음에 있는 가정에 대한 불안과 앞으로 그들이 이루게 될 가정에 대한 회의가 예수님 안에서 변화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고, 가정으로 이뤄진 교회는 결국 가정이 건강해야 건강할 수 있다는 가장 상식적인 명제 앞에 가정을 중심에 둔 사역들을 진행해 오고 있다. 

매년 5월에는 결혼과 가정, 자녀 교육과 부부관계에 대해서 설교를 한다. 더불어 결혼예비학교와 부부학교를 진행한다. 또 아버지학교와 어머니학교 등 외부 사역에도 참여를 권유한다. 개인적으로는 외부 집회를 나가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섬기는 사역이 아버지학교다. 이민 교회에서 가정들을 돌보고 함께 살아가며 아버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순모임을 가족 중심으로 갖는다. 부부는 물론이고, 자녀들까지 함께 참석한다. 모임 중에 자녀들을 위한 기도 시간을 갖고, 자녀들을 위한 활동 시간도 갖는다. 설교 적용도 가족 중심으로 할 때가 많이 있다. 

한국에서 주재원으로 계시다가 다음교회에 적응하셔서 지금은 사역자로 동역하시는 한 집사님은 처음 설교 시간에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너무 놀라셨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일 년을 살면서 주변 가정들을 보면서 이해가 됐다고 한다. 

제자훈련이 가정을 회복시키는 과정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이 교회 사역의 한 부분이 아니라, 교회 사역의 중심이 돼야 한다. 가정이라는 앵글로 교회를 이해하고, 교회 사역을 준비해야 구체적인 가정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가정을 세우는 사역은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이어야 한다.

이렇게 건강한 가정이 있는 교회는 건강한 가족 공동체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수평적, 진실함, 따뜻함, 다름을 수용하고 받아 주며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공동체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교회 공동체의 문화가 가정으로 흘러가고, 가정의 변화된 모습이 교회를 더 건강한 공동체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교회는 개척 때부터 가정이 변화되는 간증이 많다. 나는 다음교회를 정말 사랑한다. 그 이유는 예수님을 전혀 믿지 않는 분들, 교회에 대해서 분노와 거절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고, 교회를 새롭게 이해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정뿐만이 아니라, 3대가 변화되는 역사들이 일어난다. 은혜받은 사람은 귀신이 떠나고, 우상을 버리며, 중독에서 벗어나고, 깨졌던 부부관계가 회복되며, 정신적인 장애를 호소하던 자녀들이 놓임받는 역사들이 일어난다. 즉, 말씀이 현실이 되는 것을 보게 된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


성도에게는 건강한 목회자 가정이 최고의 선물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빼먹었다. 목회자의 가정이다. 제자훈련을 인도하는 목회자에게 생활숙제와 교회에서 하는 사역들은 일상이 돼야 한다. 

존 맥아더 목사는 “나는 존경받는 아버지가 아닌데, 존경받는 목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김철기 선교사는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아내도 사랑하지 못하는데, 약자들을 사랑하고 선교사로 인정받는다고 생각했었던 것은 사기였다”라고 자신의 책인 《가슴 찢는 회개》에서 고백한다. 

최소한 목회자는 가정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의 사랑 안에서 가정의 변화를 경험한, 그리고 경험하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내는 자신이 처음 인도자로 섬기게 된 여자 제자반을 더 잘 감당하고자 한국에서 열리는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비웠다. 나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특별새벽기도회를 준비하면서, 2주간 살림과 사역을 함께 감당하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했다.

내 모든 이야기를 다 나눌 수는 없지만, 나는 아버지께서 중풍으로 쓰려져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 가정에서 자랐고, 가정에 기대할 수 없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어른이 됐다. 결혼을 해서도 만만치 않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로 가정을 회복해 왔다. 그야말로 -100점짜리 남자였고, 남편이었으며, 아버지였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변화시켰다. 지금도 나는 30~40점 정도의 남편이고 아버지다.

여전히 이런 글을 쓰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용기를 내는 것은 나 같은 사람도 하나님 안에서는 치유를 경험하고, 회복을 경험하며, 축복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모두 제자훈련을 통해 복음을 만나고 심령이 변화돼 가정이 살아나며, 교회가 일어나는 은혜가 있는 5월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김도환 목사는 총신대학교(B.A.)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하고, 풀러신학교 교차문화대학원(D.Min.)을 수료했다. 호주 시드니 새순장로교회 부목사로 사역하다가 2011년 시드니 다음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또 다음누리교회를 분립개척하기도 했다.



Vol.235 2019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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