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7년 된 신일교회는 여러 가지 환경에서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교회였다. 그러나 제자훈련 목회를 지향하는 목회자를 새로운 담임으로 청빙한 지 7년 만에 신일교회는 완전히 새로운 교회로 탈바꿈했다. 작은 지역 교회에 불과했던 신일교회는 오늘날 지역 사회를 아우르는 문화와 교육의 센터 역할을 감당하며 지역 복음화에 앞장서는 교회로 변했다. 또한 분노와 상처로 가득했던 성도들의 가정이 제자훈련을 통해 놀랍게 회복되면서 사랑이 넘치는 가정으로 변화되었다. 과연 신일교회는 어떻게 해서 이런 변화의 열매를 맛볼 수 있었을까? 변화에 익숙하지 않은 환경 가운데서도 변화를 일으키는 원리를 통해 오늘날 놀라운 변화의 열매를 맛보고 있는 신일교회를 소개한다.

이권희 목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총신대학원, 미국 탈봇신학교(Th.M. 신약학)를 졸업했다. 반포교회와 오렌지카운티제일장로교회 부목사를 거쳐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사역했다.
현재 신일교회 담임목사, 교회갱신협의회 청년연구위원회 부위원장, OM선교회 이사, WEC선교회 이사로 섬기고 있다.

목회자들이 제자훈련 목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제자훈련을 통해 목회 현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서다. 특히 전통적인 교회의 담임목회자들이 제자훈련 목회를 배우려 할 때는 거의 대부분 제자훈련이 그 교회에 무언가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켜주길 기대한다.
그런데 문제는 무조건 제자훈련을 실시한다고 해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 해에 국내만 약 600여 명의 담임목회자들이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를 수료하지만, 그 중에 제자훈련 목회를 성공적으로 접목하는 경우는 불과 10%도 되지 않는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제자훈련 목회철학이 한물간 목회철학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제자훈련 목회철학은 성경적 목회철학이고, 그렇기 때문에 시대와 상황에 상관없이 접목 가능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어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지 않게 변화의 열매가 나타나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그 주장은 일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사람을 대하는 일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안다. 그렇다면 목회 현장에서 쉽고 빠르게 열매를 맛보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제자훈련을 실시해도 변화의 열매를 맛보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목회자에게 그 책임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엇이 변화의 열매를 맺게 하는 요소인지 충분히 준비하고 연구하지 않은 채 무조건 방법론만 따라하려는 태도가 문제이다. 따라서 제자훈련을 통해 자신의 목회 현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원한다면, 제자훈련을 성공적으로 접목한 목회자들이 주장하는 변화의 원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호에서 소개할 신일교회(서울 금천구 소재)는 제자훈련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기 원하는 목회자들에게 귀한 지침을 제공할 것이다.

변화가 익숙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1971년, 20여 명의 성도들이 모여 개척한 신일교회에 초대 담임으로 부임한 전우덕 목사(당시 전도사)는 25년간 신일교회를 이끈 후 원로 목사로 은퇴했다. 25년간 신일교회를 이끈 전우덕 목사의 리더십은 그야말로 선비와도 같아서 신일교회 모든 성도들에게 존경을 받았는데, 전 목사가 담임하던 25년 동안 신일교회 안에 큰 문제가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전 목사의 은퇴와 함께 새로 부임한 담임목사는 신일교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비교적 나이가 젊었던 그는 21세기 목회 환경에서 신일교회가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목회 스타일을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묵은 전통은 바뀌어야 한다며, 성도들에게 새로운 교회에 대한 꿈을 꾸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성도들의 생각은 달랐다. 25년 동안 전 목사의 목회 스타일에 익숙해진 성도들은 쉽게 그것을 바꾸려 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교회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뜻과 달리, 쉽게 바뀌지 않는 교회의 모습에 한계를 느낀 그는 부임 5년 만에 교회를 사임했다.
대부분의 전통적인 교회들은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 특히 25년 동안 한 목회자가 한 가지 목회 스타일로 목회했던 신일교회와 같은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그래서 신일교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던 2대 담임목사가 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을 그의 역량 부족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신일교회가 변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이유는 비단 목회 환경 때문만이 아니었다. 신일교회가 위치하고 있는 금천구의 지역 특성상, 이 교회에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바로 옆에 구로공단을 두고 있는 금천구 지역은 사무직보다는 노동직에 근무하는 주민들이 많고, 주민 10명 중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경우는 겨우 2~3명에 불과하며, 재정 자립도 면에서는 서울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최근 들어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 지역의 주택들은 거의 대부분 한 건물에 5세대 이상이 함께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들이다. 그래서 자가 주택자보다는 전세 또는 월세입자의 수가 월등히 많고, 결손 가정 혹은 맞벌이로 일하는 가정이 많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갖고 있는 지역은 대체로 변화가 매우 더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변화의 열쇠,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데 달려 있다
그런 신일교회가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변화를 주장하던 담임목사가 교회를 사임한 후부터다. 2대 담임목사가 교회를 떠나고 난 후, 신일교회는 6개월 간 담임목사 자리가 공석이었다. 담임목사 자리가 이처럼 오랫동안 공석이었던 것은, 당회원들이 전통적인 신일교회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줄 목회자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담임목사 자리가 빈 상태로 시간이 점점 흐르자 조금씩 교회 안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담임목사가 없이 목회의 모든 중요한 결정사항을 당회원들끼리 결정하다 보니, 당회가 조용할 날이 없었던 것이다....

* 더 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08년 3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