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정착한 교회라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화가 있다. 성도들이 제자훈련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실시하는 교회에서 제자훈련이 얼마나 제대로 정착되었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은 바로 이처럼 성도들이 제자훈련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갖고 있느냐를 확인하면 된다. 성도들이 제자훈련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면 아무래도 제자훈련이 제대로 정착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아무리 제자훈련을 오래 실시했더라도 성도들이 제자훈련을 꼭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없다면 그 교회는 제자훈련이 정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의정부 열방교회는 제자훈련이 확실히 교회 안에 뿌리내린 교회이다. 열방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 성도들에게 제자훈련에 대해 물어보면, 그들은 “우리 교회에서 제자훈련 안 받으면 신앙생활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대답한다. 심지어 “소외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하는 성도도 있다. 도대체 이 교회에서는 어떤 식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하고 있기에 성도들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그리고 열방교회에서 제자훈련이 이처럼 완전히 정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이번 호에서는 제자훈련을 교회 안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건강한 교회로 성장하고 있는 의정부 열방교회를 통해 제자훈련을 교회 안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원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비결하나  분명하고도 변하지 않는 확신을 가져라

의정부 열방교회는 서울 쌍문동에 위치한 한양교회가 지난 2003년 의정부로 이전하면서 이름을 바꾼 교회이다. 1987년 쌍문동 한양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한양교회를 개척한 김국명 목사가 지금까지 담임으로 목회하고 있으며, 올해로 20년째 이 교회를 섬기고 있다.
사실 김 목사는 한양교회를 개척하기 직전까지 미국에 들어가 선교사 훈련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 목사가 열방교회를 개척한 것은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비자 받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가면서부터다. 미국 갈 준비만 하고 있던 김 목사는 비자가 거절되면서 졸지에 이도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결국 뭔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 김 목사는 쌍문동에 교회를 개척했다. 그야말로 갑자기 교회를 개척한 것이다. 
사전에 차분히 준비하고 개척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김 목사가 개척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김 목사는 확실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앞으로 자신이 어떤 교회를 목회하고 싶은가에 대한 밑그림 즉, 분명한 목회철학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한양교회를 개척하기 전, 도봉동에 있는 교회에서 청년부 사역을 하고 있을 때부터 김 목사에게는 자신이 하고 싶은 목회의 큰 그림이 이미 있었다. 그것은 제자훈련을 통해 평신도 지도자들을 세우고, 그들과 함께 소그룹이 중심이 된 교회를 세우겠다는 것이었다. 김 목사가 이렇게 자신의 목회를 미리 계획하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신학생 시절에 읽은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이었고, 다른 하나는 청년부를 지도하면서 경험한 소그룹 사역이었다.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이 김 목사에게 제자훈련 목회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면, 청년부를 지도하면서 경험한 소그룹 사역은 그에게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무엇인가를 실제로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 목사는 1987년 10월에 한양교회를 개척하고, 이듬해 2월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김국명 목사가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이하 CAL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1989년 3월에 열린 제7기 CAL세미나라는 점이다. 즉, 김 목사는 CAL세미나를 참석하기 전부터 이미 제자훈련을 실시할 만큼 제자훈련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CAL세미나에 참석한 김 목사는 옥한흠 목사의 강의를 들으며 자신이 갖고 있던 확신을 더 견고하게 다졌다.
“CAL세미나 내내 드는 생각은 ‘옥 목사님 목회 마인드를 그대로 따라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자훈련만 붙잡아도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그래서 빨리 우리 교회에 와서 이런 목회를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간절했습니다.” 
열방교회를 개척한 지 20년이 된 김 목사는 ‘제자훈련 하나만 제대로 하면 교회는 건강하게 세워진다’는 확신 속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그동안 그 어떤 교회 성장 프로그램들이나 방법론을 소개하는 세미나에 가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제자훈련만 제대로 하면 교회가 건강해지고, 교회가 건강하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확신 때문이다.
중요한 사실은, 교회는 담임목사가 갖고 있는 확신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열방교회 역시 김국명 목사가 갖고 있는 확신대로 제자훈련이 모든 사역의 기초이자 중심에 서 있게 됐다. 그리고 그런 목회철학이 평신도 지도자들에게도 공유되어 있다. 담임목사가 확신을 갖고 움직이면 성도들은 그 확신을 믿고 따라온다. 그런데 담임목사가 아무리 강한 확신을 갖고 있어도 성도들이 따라가지 않는 이유는 담임목사가 갖고 있는 확신이 자주 바뀌기 때문이다. 즉, 어떤 것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지속적이냐가 중요한 것이다. 담임목사가 아무리 강한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해도 얼마 못 가 또 바뀔 것이라고 성도들이 생각한다면 그 확신은 결코 성도들에게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다.
개척 때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한 김국명 목사에게도 위기의 순간은 찾아왔다. 15년간 제자훈련을 열심히 해서 건강한 평신도 지도자들을 세워놓기는 했지만, 교회가 상가교회라는 한계 때문에 300명 수준에서 더 성장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때 많은 목회자들은 교회를 성장시키는 방법에 눈을 돌린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 비결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그 비결이라고 이야기하는 세미나에 다녀온 뒤, 이제까지 갖고 있던 목회철학을 단숨에 내버리고 새로운 목회를 성도들에게 소개한다. 물론 그것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을 선택한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그 새로운 방법론이 처음 몇 년간 반짝하고 다시 시드는 경우를 보게 된다.
김 목사는 그 위기의 순간에 교회를 이전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의정부로 교회를 옮겼다. 이는 새로 교회를 개척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김 목사는 다른 지역으로 교회를 옮긴다고 하더라도 목회철학만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비결둘  평신도 지도자들이 사역하게 하라

포항에서 모든 것을 잃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뒤, 한양교회를 출석하게 됐다는 최구헌 집사. 그는 자신이 이 교회에 정착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교회에 등록을 하니까 목사님이 저를 안이도 장로님의 소그룹에 편성시켜 주셨어요. 그런데 안 장로님은 당시 모든 것을 잃고 방황하던 저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고, 저를 따뜻하게 품어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권유로 제자훈련을 받기로 했죠. 그렇게 해서 받게 된 제자훈련에서 제가 얼마나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는가를 발견했습니다. 세상과 교회에서 양다리를 걸치면서도 ‘비즈니스를 하려면 술은 해야 한다’는 식으로 변명만 하며 살아왔던 저의 모습에서 지금은 주님의 제자로서 온전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최구헌 집사가 한양교회에서 정착하기로 결정한 이유를, 의정부 열방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성도들도 똑같이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성도들이 이 교회에서 사역하는 평신도 지도자들의 모습을 보고 열방교회에 정착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두 달 동안 정착할 교회를 찾다가 열방교회를 만났다는 김성규 집사는 허리를 굽혀서 다른 사람들의 신발을 정리하는 장로님과 성도들의 모습을 보고 나서 열방교회에 정착했다. 그리고 김성규 집사도 자신에게 모델이 되어 준 평신도 지도자들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
열방교회에서 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겸손과 헌신의 자세로 교회를 섬기는 평신도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보여준 겸손과 헌신은 이제까지 교회에서 보아왔던 평신도 지도자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것이고,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처음 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자못 큰 충격으로 다가올 정도라는 것이 최 집사의 말이다. 성도들이 보기에 존경할 만하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게 만드는 모델이 되어 주었기 때문에 제자훈련을 받아야겠다는 인식이 성도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이다.
실제로 열방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들의 섬김은 대단하다. ‘전도사역자’라는 직책으로, 다른 교회에서는 여전도사가 하는 일들을 책임지고 있는 최미정 집사는 열방교회를 “별보고 나와서 별보고 들어가는 교회”라고 소개했다. 즉 평신도 지도자들이 새벽이나 밤이나 구분하지 않고 성도들을 섬기는 일에 헌신적이라는 것이다. 
“도봉구청에서 일하는 한 집사님은 목장을 섬기기 위해 서울시청으로 발령이 났는데도 그냥 도봉구청에 남으셨어요. 서울시청으로 가면 근무 환경이나 경력적인 면에서는 월등히 낫지만,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만큼 목장을 섬기는 것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좋은 직장으로 옮기는 것도 거절할 만큼 목장에 대한 사모함이 있습니다. 그건 그분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마음이기도 하죠. 직장에서 힘들고 피곤한 몸으로 퇴근했지만, 목장에 일이 있으면 밤 12시를 마다하지 않고 아무리 먼 곳이라도 달려갑니다.”
최미정 집사의 말에서 우리는 열방교회 평신도 지도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교회를 섬기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섬김은 교회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잡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한다. 주일 낮예배 장년 출석인원이 800명인 열방교회에서 특별 새벽기도 기간에 600여 명이 모인다는 것은 열방교회의 분위기가 어떤가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최 집사는 “목장에서 평신도 지도자들이 사람들을 독려하고 당연히 특별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즉, 교회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평신도 지도자들이 목장에서 성도들의 마음을 다잡아주면서 목회에 적극적으로 동역한다는 것이다. 전도사역자로 섬기고 있는 이향옥 권사는 “우리는 작은 교회를 책임지는 작은 목사라는 생각을 가지고 목장을 섬기고 있다”고 했다. 작은 목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이 맡은 목장에서 목회하는 평신도 지도자들이 있는 열방교회. 제자훈련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원인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담임목사 한 사람의 힘과 노력만 가지고 목회하는 교회와 이처럼 수십, 수백 명의 작은 목사들이 함께 힘을 쓰고 동역하는 교회는 분명 차이가 있다. 제자훈련을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평신도 지도자들과 동역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제자훈련 1기를 당회원들부터 시작하라는 권유는 바로 그런 의미이다.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에서부터 성공해야 교회 전체적으로 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 열방교회 안에 최구헌 집사나 김성규 집사, 최미정 집사, 이향옥 권사와 같은 평신도 지도자들이 세워질 수 있었던 것도 김국명 목사가 한양교회를 개척하고 나서 제자훈련을 통해 안이도 장로와 같은 1세대 평신도 지도자들을 배출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비결셋  교회에 맞는 훈련 체계를 세워라

사실 김국명 목사는 CAL세미나를 다녀오기 전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했기 때문에, 열방교회의 제자훈련 시스템은 일반적인 제자훈련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다. 그런데 이처럼 열방교회만의 독특한 제자훈련 시스템은 열방교회에서 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1. 훈련기간을 줄여서 부담감을 없앴다
열방교회 제자훈련의 특징은 제자반이 1년 동안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6주, 14주, 12주, 12주 네 단계로 나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제자훈련 교재 3권을 ‘신앙 기초반’, ‘초급 제자반’, ‘고급 제자반’으로 나누고, 각 단계마다 훈련생을 새로 모집하는 것이다. 신앙 기초반에서는 제자훈련 교재 1권을, 초급제자반은 2권, 고급 제자반은 3권을 다룬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초급 제자반과 고급 제자반 사이에 12주짜리 예수전도단의 DTS 과정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각 단계는 반드시 이전 단계를 거쳐야만 진급이 가능하다. 즉, 신앙 기초반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새가족 모임을 참석해야 하고, 초급 제자반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신앙기초반을 마쳐야 한다. 김 목사는 열방교회의 제자훈련 시스템을 이렇게 나눈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나는 제자훈련 받기 어려운 사람이 시간이 되는 때에 훈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간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지니까 사람들이 제자훈련에 쉽게 지원할 수 있게 됐습니다. 둘째는 나름대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걸러내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번 제자훈련에 들어온 사람을 중간에 그만두게 하는 것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저희 교회에서는 중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다음 단계로 올리지 않고, 엄선된 평신도 지도자만을 세울 수 있게 됐습니다.”
일단 이처럼 단계별로 제자훈련을 나눠서 훈련 시기를 줄여놓은 것은, 어느 정도 성공적인 실험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많은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에 대해 부담을 갖는 부분 가운데 하나가 훈련기간이 너무 길다는 점이다. 만약 이런 부담감 때문에 제자훈련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열방교회의 모델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하려면 제자훈련의 흐름이 단절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훈련생들로 하여금 ‘나중에 언제든지 다음 단계를 받으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자훈련이 하나의 코스워크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다행스럽게도 열방교회에서는 그런 일은 아직까지 일어나지 않고 있다. 한번 훈련에 들어오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훈련생들이 반드시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있다. 제자훈련이 그만큼 성도들의 삶에 변화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철호 집사는 “저는 묵상의 ‘묵’자도 모르던 사람이었습니다. 성경도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읽었었죠. 그런데 제자훈련에 들어와서 신앙생활이 무엇인지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신앙생활의 세계를 맛보고 나니 무슨 일이 있어도 이 훈련만큼은 반드시 끝까지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2. 성도들의 상황에 맞게 훈련을 실시했다
열방교회에서 실시하는 제자훈련의 두 번째 독특성은 바로 남녀 혼합 제자훈련이다. 즉, 남자와 여자가 같이 제자훈련을 받는 것이다. 제자반을 편성하는 것은 지원 시기와 지역, 그리고 목회자의 의견이 반영될 뿐, 남자반과 여자반을 구분하고 있지 않다.
사실 김 목사가 한양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실시했던 초기에는 남자반과 여자반을 구분해서 제자훈련을 실시했다. 그런데 혼성 제자반을 시작한 이유는 바로 성도들의 상황에 맞게 제자훈련을 실시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부부가 함께 제자훈련 받으면 좋겠다는 성도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제자훈련에서 다루는 이야기를 봐도 혼자 참석하는 것보다는 부부가 함께 참석하면 더 좋겠다며 성도들이 부부반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즉, 김 목사의 말은 원래부터 혼성 제자반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부부 제자반을 시작했고, 그렇게 부부 제자반을 하다가 보니 남녀가 함께 제자훈련을 받아도 동성끼리 제자훈련을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서 혼성 제자반도 시작하게 됐다는 것이다. 김 목사의 말에 의하면, 제자훈련을 시작할 때 ‘여기서 나눈 이야기는 밖으로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만 제대로 하고, 또 그런 깊은 나눔의 순간에 그 서약을 훈련생들에게 확인시켜주기만 한다면, 성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만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오픈이 가능하다고 한다. 오히려 어떤 때는 동성끼리 제자훈련 할 때는 볼 수 없는 시각을 혼성으로 하니까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혼성 제자반은 제자훈련의 시기를 단계별로 나눠놓은 것만큼이나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까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제자훈련을 받으면 깊은 나눔이 어렵다는 생각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섣불리 혼성 제자반을 시도하는 것은 피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제자훈련 시스템을 소개하는 것은 이렇게 열방교회만의 독특한 훈련 체계를 세우기 위해 김 목사가 여러 가지 면에서 연구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조금 더 두고 볼 문제이다. 아직 한국 교회 안에서 일반화시키기는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비결넷  성장보다는 성숙에 초점을 맞춰라
2006년 4월 현재, 열방교회는 주일 낮예배 장년 출석 인원이 800여 명에 이른다. 그런데 불과 3년 전, 그 수는 300여 명에 불과했다. 교회를 이전했을 때는 한양교회에 출석하던 성도들 300명이 그대로 의정부까지 따라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80여 명만 남았다. 열방교회는 그 80여 명의 평신도 지도자들 덕분에 오늘날 800여 명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만 3년 만에 약 800여 명이나 늘었으니, 초고속 성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초고속으로 성장하다보면 교회의 모든 체계가 성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래서 교회의 여러 시스템에 변화를 주기 시작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훈련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제자훈련’이라는 이름을 달고는 있으나 실상은 강의식으로 사람들을 찍어내는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의 성숙과 변화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일정한 코스만 마치면 무조건 사역을 맡기는 것이다.
열방교회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항은 급격한 성장 속에서도 성숙이라는 초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것을 두 가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하나는 20년 동안 시무장로가 2명밖에 세워지지 않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훈련 과정에 DTS 과정을 첨가했다는 점이다.
김 목사는 직분자를 세우는 일은 엄격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훈련을 통해 성숙을 경험하고, 그것이 오랫동안 교회 안에서 검증된 자들에게 직분을 줘야 아무리 급격하게 교회가 성장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옥한흠 목사가 쓴 제자훈련 교재가 성도들을 성숙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탁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교재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보완하는 작업을 지난 3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바로 초급 제자반 다음에 예수전도단에서 실시하는 DTS 과정을 추가한 것이다. 초급 제자반까지는 10명 내외의 소그룹으로 모였다면, DTS는 중그룹으로 모여 강의식으로 훈련이 진행된다. 이 시간은 주로 선교에 대한 마인드를 키워주고, 훈련생들의 재정 사용과 시간의 우선순위, 그리고 기도에 대한 훈련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DTS 과정은 여러 가지 면에서 조심할 부분이 많다. 가령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법 같은 경우에는 김 목사도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에 강사나 훈련생들에게 조심시킨다. 하지만 그 외의 경우에는 DTS가 제자훈련 과정에 추가됨으로써 제자훈련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김 목사의 판단이다. 하지만 DTS를 개교회가 접목하는 것은, 그것도 제자훈련하는 교회에서 접목하는 것은 아직까지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어쩌면 열방교회가 그 좋은 시금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 더 많은 내용은 <디사이플> 2006년 5월호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