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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 - 재정의 문을 여닫는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2019년 04월 류병재 목사_시드니 실로암장로교회

“이 차를 당신이 판 것입니까? 그럼 기어 박스가 고장 난 것을 말했나요?” 

나를 둘러싼 여러 명의 정비공에게 심한 다그침을 받았다. 호주에 유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래된 중고차 기어 박스에 문제가 생겨 어떤 중고 자동차 판매상에서 융자를 얻어 내 차를 주고, 다른 중고차를 받은 지 일주일 됐을 때다. 

어떤 판매상의 매니저가 멀리 주차된 내 차를 언뜻 보면서 2천 달러로 흥정했고, 문제가 있으니 시운전을 해 보라는 내 권고를 무시하고 계약을 진행해 기도의 응답으로 여겼지만, 다른 일로 일주일 뒤 공장을 방문했을 때 정비공들은 물론 매니저마저 “그래도 기어 박스 고장은 이야기가 다르다”고 매우 불만을 표했다. 마음이 불편해진 나는 차에 앉아 잠시 생각하며 기도했다. 

계약과 명의 이전까지 이미 끝난 상태였지만 계약을 취소해 주자니, 아무런 대책이 없어 두려움이 엄습했다. 하지만, 유학 생활 내내 기적적인 은혜를 베푸신 하나님을 신뢰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용기가 생겼다. 

다시 매니저를 찾아가서 불만족스러우면 계약을 취소해 주겠다고 제의했더니, 매니저가 더 당황하면서 자신의 실수이니 조금도 염려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안심시켰다. 그 뒤 나는 많은 유학생들에게 이 판매상을 통해 자동차를 구입하도록 알선했고, 판매상과 나는 수년간 좋은 관계를 맺었다. 


내가 주인이라고 착각하며 사는 현대인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에서 한 달란트 받은 종이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님에도 땅에 돈을 파묻었던 이유를 주인에 대한 두려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대답한 것은 인상적이다. 

“사람을 두려워하면 올무에 걸리게 되거니와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안전하리라”(잠 29:25)는 말씀은 이 악한 종만이 아니라 돈에 찌들려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이 마음에 새겨야 말씀이라고 생각된다.  

‘삶의 두려움을 떨치고, 모든 주권을 하나님께 맡겨라’는 재정에 관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나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 31년 전 단돈 20만 원만 갖고 고국을 떠나 호주로 유학 와서 목회를 하는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생생한 간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간증보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기초로 해서 현대인의 진정한 헌금 생활과 바른 소비 생활 중심으로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이 그렇듯이 재정 문제에서도 하나님께서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우리는 청지기일뿐이라는 인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자원과 재물의 출처가 되신다. 우리에게 재물 얻을 능력을 주신 분은 하나님이시다(신 8:18). 달란트 비유가 주인이 종에게 재산을 맡긴 것으로 시작하듯이, 재물의 주인은 달란트를 맡았던 종들이 아니라 주인이다.

우리가 돈을 벌 수 있는 건강과 지식, 능력, 은사는 모두 하나님의 선물이다. 우리는 빈손으로 이 땅에 태어나고, 빈손으로 세상을 떠나기에 이 땅에 있을 때만 재물을 사용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주 하나님이 주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내가 주인인 듯 착각하며 살아간다. 우리가 착각하는 가장 큰 증거는 우리가 재물에 대해 근심하는 것이다. 내가 주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통해 인생의 안정감을 갖는 사람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교만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원하신다면 언제든지 내가 가진 것을 회수하실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져도 불안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경제의 닫힌 문을 직접 여시는 분임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쉽게 사라질 수 있는 주식, 사업, 부동산, 현금으로 안정감을 찾는 사람들은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의 주인이시며 우리는 청지기일뿐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 땅에 태어나기 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셨다가 70년, 혹은 80년 후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실 것이다. 


지혜롭게 소비하는 경각심이 필요

그리스도인은 지혜로운 경제생활을 영위할 필요가 있다. 달란트 비유를 보면 주인은 종들에게 “각각 그 재능대로” 나눠 줬고, 두 종은 그것으로 장사를 했다. 돈은 사용하는 도구이며, 돈을 선하게 사용할 수도 있고 악하게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립적이다. 성경은 돈 자체가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것이 악의 뿌리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두 가지를 반대로 해석한다. 돈은 사용하는 것일 뿐이고 사람은 사랑하는 대상인데, 반대로 돈을 사랑해서 사람을 이용한다. 또 돈이 사람을 위해 일하게 해야 하는데, 돈을 위해 사람이 일을 한다. 이것이 많은 사람들이 빚지고 사는 이유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면 언제나 더 많이 필요하고, 더 많은 빚을 지게 된다. 그때 돈은 무시무시한 우리의 주인이 된다. 우리를 감옥에 가게도 하고 부부가 이혼하게도 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보험금 때문에 죽이기도 한다. 여자 친구의 가슴 성형 수술 비용 마련을 위해 친어머니 청부 살인을 시도한 18세 미국 남자의 케이스가 그에 해당한다.  

하나님께서는 부정직하게 돈을 벌면서 남을 속이는 자를 미워하시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을 축복하신다. 우리는 빨리 돈을 벌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제생활을 잘 계획해 빚지는 습관을 없애고 저축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통계에 의하면 일본 사람은 수입의 25%를 저축하고, 유럽 사람들은 15%를 저축한다. 반면 미국 사람들은 4%만 저축하고 수입보다 1%를 더 소비하는 한편, 우리나라는 저축률이 23.2%였다가 1998년 기준으로 3.1%로 급감해 2001년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오늘날 문화는 지금 돈이 없어도 소비를 하도록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에 대한 계획이 특히 중요하다. 쇼핑 리스트를 작성해야 하고 전쟁에 나가는 군인과 같은 경각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세일, 혹은 많이 싸게 판다는 이벤트 문구를 조심해야 한다. 어떤 성도는 싸다면서 코스트코(Costco)에서 샴푸 20L를 사기도 하고, 마늘 10kg을 사서 집안에 굴러다니게 한다. 이렇게 왕창 구입해 필요 없다는 사람들에게 주기도 하는데 절약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낭비하는 것임을 깨닫지 못한다. 그래서 잠언 기자는 “지혜 있는 자의 집에는 귀한 보배와 기름이 있으나 미련한 자는 이것을 다 삼켜 버리느니라”(21:20)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새 차를 구입하면 냄새가 약 두 주간 지속된다고 한다. 물론 그 뒤에도 조금은 나지만 대략 두 주 뒤에는 거의 없어지는데, 두 주가 지나면 차 값은 몇 백만 원씩 떨어진다. 두 주간 새 차 냄새를 맡는 비용이 수백만 원이다. 학자들은 또한 옷이나 신발을 네 번째 입을 때는 이미 감동이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더 이상 그 새 옷과 새 신발이 만족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풍요를 사랑하는 자는 소득으로 만족하지 아니하나니 이것도 헛되도다”(전 5:10)라는 말씀은 그래서 진리가 아닌가? 

잠언 또한 23장 5절의 “네가 어찌 허무한 것에 주목하겠느냐 정녕히 재물은 스스로 날개를 내어 하늘을 나는 독수리처럼 날아가리라”는 말씀에서 돈을 독수리로 비유했다. 실제로 미화 1달러 지폐를 보면 독수리 그림이 나온다. 그래서 설교가들은 돈을 쓸 때마다 독수처럼 돈이 날아간다는 것을 명심하고, 바로 옆에 있는 ‘In God we trust’라는 글, 곧 하나님을 신뢰해야지 돈을 신뢰하면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하라고 지적한다. 


물질의 액수가 아닌 태도를 보신다

마지막으로 진정한 헌금과 진정한 투자를 실천해야 한다. 글로벌리치 리스트(Global Rich List)라는 웹 페이지는 연봉을 입력하면 전 세계에서 몇 번째 부자인지를 알려 주는데, 연봉 4천만 원이면 전 세계에서 1% 안에 드는 부자다. 연봉 8천만 원이면 0.15% 안에 드는 부자이다. 그렇다면 디모데전서 6장 17~18절의 말씀은 부자인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오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 하시는 하나님께 두며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 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 

하나님께서 후히 주신 것을 나눠 주기도 하고, 즐겁게 누리라고 권고한다. 또한 소망을 하나님께 두고 선한 사업에 너그러운 투자를 하라고 권한다. 이런 투자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십일조다. 

십일조는 우리의 모든 소유가 하나님의 축복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헌금 생활을 통해 우리는 규칙적으로 우리의 모든 소유가 하나님의 것이며, 우리에게 선물로 맡겨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청지기 정신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더 많은 것을 맡기시는 것은 당연하다.   

자본주의 경제관은 “내가 가진 것은 나의 것이며 나는 그것을 지킬 거야!”(Capitalism : What’s mine is mine. I’m going to keep it)이다. 반면 공산주의 경제관은 “당신이 가진 것도 나의 것이며 그것을 내가 가질 거야!”(Communism - What’s yours is mine and I can take it)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성경적 경제관은 “내가 가진 것은 하나님의 것이며 나는 그것을 나눌 거야!”(Christianity : What’s mine is God’s and I’m willing to share it)라고 이해될 수 있다.  

몇 년 전 미식축구 스타인 제이슨 브라운이 선수로서는 전성기의 나이인 31세에 3,700만 달러(400억원 이상)의 계약을 포기하고, 농부로 변신해 화제가 됐다. 그는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에 1,000에이커가 넘는 땅을 구입해 감자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도대체 그러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농부가 돼 많은 식량을 생산해서 가난한 자에게 나눠 주기를 원하십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입니다.” 

돈을 버는 것이 우리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돈이나 시간이 필요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태도를 보시고자 하신다. 우리가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돈을 관리할 수 있는 청지기인지를 시험하신다. 어떤 사람의 표현과 같이 돈은 거름과 같아서 모아 두면 악취가 나지만 주위에 뿌리면 많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최고의 행복은 내가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삶

달란트 비유의 마지막 장면은 주인이 돌아와 종들에게 맡겨 놓은 것을 결산하는 장면이다. 우리가 맡은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지켜보시며 훗날 그에 따라 심판하신다. 행복은 어떤 것이 갖춰져야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이다. 

사실 그냥 가족들과 저녁 식사하는 테이블이 행복했고, 어린 자녀와 그네 탈 때가 행복하지 않은가? 돈이 많이 드는 것들이 아닌데도, 사탄은 우리가 뭔가 더 소유해야 행복하다고 속여 소비하게 만들고 우리를 빚더미로 몰아넣는다.

우리는 반대로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자족함을 배워야 한다. 한글성경은 전도서 6장 9절의 말씀을 “눈으로 보는 것이 마음으로 공상하는 것보다 나으나 이것도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라고 번역했지만, Good News Translation은 “… It is better to be satisfied with what you have than to be always wanting something else”라고 돼 있다. 

번역하면 “항상 무언가 다른 것을 원하는 것보다 당신이 가진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낫다”라는 의미다.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두려움을 넘어서서 자족하고, 행복한 인생을 배우는 것으로 재정 문제만큼 좋은 도구가 없다고 믿는다.



류병재 목사는 호주 장로교신학대학원과 Moring College에서 학업 후, 미국 그레이스 신학대학원에서 문화교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Presbyterian Ladies College, Alpacrucis College 이사 및 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시드니 실로암장로교회 담임목사, 호주 CAL-NET 대표, Sydney College of Divinity 교수로 섬기고 있다.

Vol.234 201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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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멘. 감사합니다. 지금 이순간이 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도록 열심히....